내가 로켓 배송을 해지한 이유 세 가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어제 '스트레이트'에서 쿠팡의 횡포에 대해 탐사보도를 내 보내면서 '쿠팡 불매'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외에도 제가 쿠팡 어플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의 저작권은 MBC스트레이트에 있습니다.

 

스트레이트 쿠팡 편 다시 보기: 쿠팡의 횡포

1. 최저가에 숨은 횡포: 쿠팡의 아이템 위너 시스템

판매자 A는 자신이 팔 제품을 공들여 셀렉하고, 전문가를 고용해 사진을 찍어 광고 페이지를 제작했습니다. 물건의 판매량이 점점 더 늘기 시작했고, 자신의 노력이 보상받는다는 생각에 기뻤죠.

출처:MBC 스트레이트


하지만, 어느 날 이상하게도 물건의 판매량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쿠팡의 아이템 위너 시스템 때문인데요.

 

다른 판매자가 판매자 A의 판매 콘텐츠+사진+광고 페이지를 똑같이 도용해서 1원이라도 싸면, 다른 판매자를 위너로 올려 '최저가'로 노출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판매자 A는 자신이 물건을 셀렉하고 광고 페이지를 제작해 놓고도, 다른 판매자에게 이를 빼앗기고 심지어 매 분 매 초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결국엔 마진이 0이 되는 마법이 벌어지는데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판매자 A는 도용 판매자의 제품을 주문해 보았는데요. 알고 보니 비슷하게 생겼을 뿐, 단가가 전혀 다른 저렴이 제품이었습니다.

도용한 판매자의 제품에 불만족한 소비자의 평점은 점점 하락하고, 마침내 판매자 A는 자신이 기획한 상품을 팔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뭔가, 도미노처럼 너무 끔찍한 상황인데요. 쿠팡은 이에 대해 '약관'에 명시해 두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아시죠? 아무도 읽지 않는 그 깨알 같은 약관!)

 

2. 쿠팡, 배송은 로켓인데 판매자에 대한 정산은???

쿠팡이 물건이 팔려도 중간에서 정산을 터무니없이 늦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쿠팡은 판매자에게서 로켓 배송 상품을 미리 사들인 뒤, 물류 센터에 보관하는데요.

 

하지만, 물건을 미리 사들였다고 말하기 뭣합니다. 최소 50일 후에나 물건 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쿠팡에 3월에 물건을 납품했다면, 5월에나 돼야 물건 대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하는 분들 아시지 않나요? 돈이 도는 게 얼마나 사업에 성패에 중요한지!? 쿠팡의 판매 업자들은 매출이 늘어나도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준비해야 할 상품은 많아지지만, 자금이 순환되지 않아 흑자도산을 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로켓 배송만 이럴까요!? '일반 배송' 상품 정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쿠팡의 '주정산' 제도를 이해해야 하는데요.

1주일간 판매대금이 있다면 70%는 4주 뒤에, 나머지 30%는 다다음달 첫날에 입금이 됩니다. 대략 적으로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한 뒤, 거의 2달 정도가 지나서야 판매자는 판매 대금을 받는 것입니다.

 

쿠팡은 왜 판매자의 돈을 이렇게 묶어 두는 걸까요!?

쿠팡 측에서는 고객이 환불을 원할 때, 따지지 않고 바로 해주려면 대금을 묶어 둘 수밖에 없다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네이버와 11번가 측의 평균 정산 기간이 9-10일이라는 것에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긴 기간입니다.

 

심지어 쿠팡을 제외한 다른 업체의 경우는 '빠른 정산'이라는 제도를 도입해서 이 9-10일 마저도 2-3일로 앞당겼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쿠팡은 대부분 '직매입'이라 정산 기간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합니다. 

 

판매자의 물건을 자기들이 사서 되파는 방식이라, 고객 응대부터 재고 부담도 모두 쿠팡이 다 가지고 있고, 그만큼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것인데요.

 

여기에 놀라운 꼼수가 숨어 있습니다!!!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시 발표된 '흑자 전환'은 가짜다?

1. 쿠팡은 정말 흑자로 전환한 것일까!?

쿠팡은 이번 미국 증시 상장 과정에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음을 발표했는데요. 2014년 로켓 배송을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놀라운 꼼수!!!)

 

쿠팡이 판매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판매 대금'을 자신들의 현금 흑자 비중으로 잡아 둔 것이었죠. 이게 정말 쿠팡 측이 '흑자'를 내고 있다는 증거가 맞을까요!? 남의 돈인데!?

 

2. 쿠팡은 정말 한국 기업일까!?

미국 증시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말인데, 국뽕이 차오르게 하는 '쿠팡의 미국 상장!' 한국인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데요. 이런 쿠팡의 이사회 구성이 2명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이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출처: mbc 스트레이트

게다가 쿠팡의 의장인 김범석은 미국 국적을 취득한 미국계 한국인입니다. 권칠승 중소 벤처 기어부 장관은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이사진뿐만 아니라, 미국에 상장한 회사는 '쿠팡 아이엔씨'로 쿠팡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한 회사인데, 이 회사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습니다. 이사진도 대부분 미국인이며 회사도 미국에 있는 쿠팡이 정말 한국 기업일까요!?

 

참, 게다가 쿠팡 지분의 38%를 갖고 있는 사람은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이죠. 소프트 뱅크가 어느 나라 회사일까요!?

 

쿠팡, 노동자들의 죽음

저 위의 두 가지 사실에도 불구하고, 아직 쿠팡이라는 기업을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이 한 가지만 더 읽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숨지는 사태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또한 스트레이트에서 한번 방연한 바가 있는데요. 

 

쿠팡은 '피라미드 식 계약직 전환'이라는 정책을 펴고 있고, 어떻게든 무기 계약직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갈아서 '로켓 배송' 혹은 '당일배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출처: mbc 스트레이트 

최근 8개월 사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수가 5명이라는 것 알고 계시나요?(3월 3일 기준) 쿠팡 측에서는 근로자의 몸무게가 급격히 빠지고, 과도한 노동으로 심장이 멈추는 일이 일어나도 자신들의 정책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쿠팡은 지난해 협력업체 노동자의 사망 사건을 보도한 대전 mbc 기자에게 1억 원 소송으로 대응했다고 합니다.

 

글을 마치면서

저는 로켓 배송을 너무나 사랑했었고, 필요한 물건이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매직에 '세상 참 편리해졌다'라고 느꼈던 사람입니다. 게다가 묻지도 따지지 않는 환불 시스템은 더 놀랍죠.

 

하지만, 저에게 제공되는 이 마법과도 같은 편리함이 사실은 '기업 혁신'이나 '획기적인 방법'이 아니라 단지 '노동자들을 갈아 넣고' '다른 사람의 돈을 주지 않으면서' 돌아가는 것이라면,

우리는 눈을 꼭 감고, 이 편리함을 계속 누리면 되는 것일까요!? 쿠팡이라는 기업이 정말 좋은 기업으로, 혁신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더 늦기 전에 정말 '기업 혁신'을 해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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